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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교리문답해설-37] 십계명 5계명

주전담백 主前淡白 2021. 1. 13. 18:03
63문 “5계명은 무엇입니까?”
5계명은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입니다.

64문 “5계명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지위나 관계상 윗사람이든지, 아랫사람이든지, 동등한 사람이든지,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의무를 다하는 것입니다.

65문 “5계명이 금지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다른 사람의 지위와 관계에 합당하게 존중하고 의무를 다하는 데 소홀하거나 거스르는 것입니다

66문 “5계명을 주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계명을 지키는 사람들에게 하나님께 영광이 되고 그들에게 선을 이루는 한에서 장수와 번영을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

 

1. 5계명 “네 부모를 공경하라.”

1~4계명은 죄로 인해 멀어진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를 회복하게 하기 위한 방법이라면, 5~10계명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회복하게 하기 위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5계명은 1차적 의미로는 육신의 부모를 공경하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에서는 이 의미를 확대하여 지위나 관계상 윗사람이든지, 아랫사람이든지, 동등한 사람이든지,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의무를 다하는 것입니다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윗사람 뿐 아니라, 동등한 사람, 아랫사람에게도 권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권위를 존중하고, 그 권위를 존중하는 일에 소홀해서는 안된다는 뜻이 5계명에 담겨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공경이라는 말의 깊은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요?

 

2. 공경의 의미

공경이란 히브리어로 דבכ(카바드)인데, “무겁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이를 직역해 보면, “윗사람, 동등한 사람, 아랫사람을 무겁게 여겨라.”는 뜻이 되는 것입니다. 상대를 무겁게 여기는 것이 바로 상대방의 권위를 존중해 주는 것입니다. 요즘은 서로를 대할 때 너무 가볍게 대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도 농담이 많고, 상대를 평가하는 것도 비꼬거나 폄하하는 경우가 많으며, 선생님께 배우는 태도도 진지하기보다 재미를 더 강조합니다. 그러다 보니 전체적으로 서로를 무겁게 여기는 것이 실종되다시피한 것입니다. 19세기 모더니즘 사회가 너무 권위적이었던 것은 인정하지만, 권위를 부정하고 해체하려고까지 드는 것은 하나님의 뜻에 맞지 않고, 오히려 사탄의 계략에 넘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윗 사람 뿐 아니라, 동등한 사람, 아랫사람이라도 어느 정도 진지하고 존중하는 태도로 대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런데 권위는 남이 세워주는 것이지만, 자신이 지켜야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권위에는 [권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책임]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권한만 주장하면, 결국 자신의 잘못으로 그 권위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권한을 주장하면서 그에 못지않게 책임을 다하는 자가 진정 권위 있는 자이고, 사람들도 그 사람의 권위를 무시하지 않고 존중해 주게 되는 것입니다. 논어에 불환무위 환소이립’(不患無位 患所以立)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의 뜻은 자리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그 자리에 설 수 있는지를 걱정하라는 뜻입니다. 가정, 교회, 국가에서 누군가의 순종을 기대하기 이전에 내가 순종을 명령하고, 그 순종을 받을 만한 사람인가를 돌아보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3. 가정에서의 무거운 책임

이번에는 5계명의 1차적인 부분은 가정에서의 공경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정은 이 땅에 교회나 국가보다 먼저 생긴 최초의 기관입니다. 부모는 자녀의 최초의 선생이고, 자녀는 부모에게 순종하는 것으로 하나님께 순종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먼저 가정에서 부모의 책임은 첫 번째로 [가르침]입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언어와 생활규칙 등 사회생활에 기본이 되는 내용을 가르쳐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두 번째로 [신앙]입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신앙를 가르쳐야 합니다. 하지만 신앙은 주입식으로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구원은 각자 각자 받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녀에게 신앙의 형식을 반복적으로 행하게 하는 것이 좋긴 하지만, 지나치면 오히려 모태 신앙못된 신앙이 되고 마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 자녀가 바른 신앙을 소유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첫 번째는 가정예배입니다. 가정예배는 예배의 의미보다 성경의 말씀을 자녀에게 직접적으로 가르치는 의미가 큽니다. 서양의 성도들이 공예배가 주일 오전예배 한번 뿐인데도 깊은 신앙심을 갖게 되는 이유가 매일 저녁 가정에서 가정예배를 드리기 때문입니다. 가정예배를 통해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성경 속 이야기를 말하고, 그 이야기의 교훈을 설명함으로 말씀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모범입니다. 그 말씀대로 부모가 생활하는 것을 자녀가 볼 때 그 말씀은 비로소 자녀의 삶 속에 자리잡게 되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인내]입니다. 자녀에게 형식을 강요하고 주입식으로 말씀을 가르치면 금방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가정예배로 말씀을 가르치고, 모범으로 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금방 결과가 드러나기는커녕 반발하고 엇나가는 상황까지 이르게 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인내하고 기도하면, 자녀들은 반드시 하나님의 돌보심으로 부모보다 더 좋은 신앙과 삶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부모가 해야할 세 번째 책임은 [징계]입니다. 성인이 되기 전까지 부모는 자녀를 징계로 다스릴 필요가 있습니다. 징계가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하나님의 징계를 받아들이는 모습을 평소에 보여 주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우리 가정의 주인은 아버지가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부모도 하나님의 뜻으로 자신을 징계한다는 생각을 갖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징계하기 전 반드시 필요한 것은 바로 기도입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징계가 감정에 의해 오염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아버지가 감정에 휩싸여 있을 경우,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징계의 역할을 전달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신중하게 자녀를 징계할 때 자녀는 깨달아 바르게 성장하게 되고, 부모는 권한을 가지고 무겁게 책임을 사용하여 자녀 앞에 권위 있는 사람이 되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4. 자녀가 받는 축복

이렇게 부모가 하나님의 주신 권위에 근거하여 가르침, 신앙, 징계를 신중하게 행할 때, 자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것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자녀 입장에서는 돌이 깎여 조각품이 되는 과정과 같이 힘든 과정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 힘든 과정을 잘 견디는 자에게 하나님은 땅에서 장수하고 물질의 복을 받게 될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여기에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일찍 죽었거나 가난한 사람은 불효했기 때문이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 말의 뜻은 장수와 번영도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얻어야 그것이 축복이라는 뜻입니다. 불효하고도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이 많은 이 시대입니다. 하지만 무조건 잘 먹고 오래 산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오히려 부모님을 공경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 누리지 못해서 열등감에 사로잡히지 말라는 의미로 주신 말씀임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수치상으로 목숨과 물질을 누리는 것이 행복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면서 누리는 수명과 일용할 양식이 더 복된 것임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포스트모더니즘 사회에서 가정은 진부(陳腐)한 것이 되었고, 혼자 사는 것이 익숙한 젊은이들에게 가정은 구속의 상징이 되었으며,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가정은 경제적으로 이루기 힘든 공동체가 되어져 버렸습니다. 하나님이 처음 만드신 가정이 해체되는 것은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서라도 사탄의 계략이며, 옳지 못한 일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신앙을 목숨을 걸고 지키듯이, 반드시 결혼하고 가정을 목숨처럼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결혼과 가정을 통해 발생하는 문제와 어려움에 집중하지 마시고, 하나님이 약속한 축복에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가정에서 서로 권위를 존중할 때 우리는 인류의 종말이 와도 두렵지 않게 됨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