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20장에는 다른 복음서에는 나오지 않는 도마와 예수님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시고 제자들을 찾아 오셨을 때 도마는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이 부활하셨다.”고 말하니까 도마는 “그의 못자국과 창자국을 만지기 전까지는 믿지 못하겠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런 도마를 위해 예수님은 친절하시게도 8일만에 다시 나타나서 손의 못자국과 옆구리의 창자국을 보여주셨습니다. 그것을 본 도마는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십니다.”라고 신앙고백을 하게 되었고, 전설에 따르면 인도까지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나에게는 숨기고 싶은 상처가 누군가에게는 변화의 매개체가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남과 다른 모습이 있으면 숨기려 합니다. 몸에 장애가 있으면 그 부분을 자꾸 숨기게 되고, 말을 잘 못하면 말을 잘 안하게 되며, 외모에 자신이 없으면 사람들 앞에 잘 나서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누군가는 위로를 받거나 변화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힘든 세상 속에서 생겨난 내 삶의 상처들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녀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줄 때 오히려 그것으로 인해 나는 인정을 받고, 존경을 받고, 상대방에게 도전을 주게 되는 것입니다.
일제 강점기 때 유명한 부흥사였던 김익두 목사님은 한 때 평양의 유명한 깡패였습니다. 그가 평양시내에서 칼을 휘두르다가 외국인 선교사의 손에 칼을 꽂은 적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외국인의 손에 상처를 입혔으니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었는데 그 선교사님은 오히려 김익두목사를 용서해 주고 제자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선교사님은 김익두목사를 데리고 다니기 시작했는데, 김목사님이 과거의 성격대로 혈기를 부리려 할 때 마다 그 손바닥의 상처를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당신의 몸과 삶에 상처가 있습니까? 당신만 그런 것이 아니라 누군가도 그런 상처가 있습니다. 그것을 예수님 안에서 치유 받고 당당히 나타낼 때, 그 상처는 어떤 이의 삶을 변화시키는 변화의 매개체가 될 것입니다.
-무익한 종 박희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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