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9:36에 "무리를 보시고 불쌍히 여기시니 이는 그들이 목자 없는 양과 같이 고생하며 기진함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예수님께는 몰려온 무리를 보시고 "불쌍히 여기셨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불쌍히"라는 말이 "나는 괜찮은데 너는 힘들겠다."라는 뉘앙스로 들립니다. 하지만 영어 단어로 보면 구체적인 뜻을 알 수 있습니다. "불쌍히"라는 영어 단어는 compassion입니다. 컴패션은 "함께"라는 뜻의 "com"과 "고통"이라는 뜻의 "passion"의 합성어로 "함께 고통을 당하다"라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무리에게 적당히 먹을 것, 병고침, 자비를 베푸시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울어주고 고통받으시고 시간을 보내시면서 그들의 마음까지 헤아려 주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변화될 수 있었고 12제자도 예수님을 위해 결국 순교까지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우리들도 사람을 대할 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한다든지, 물건이나 돈으로만 해결할려고 해선 안됩니다. 그렇게 할 때 자녀들에게 "엄마가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는데?"하며 오히려 항의를 듣는 것 처럼 진정한 공감과 변화를 이뤄낼 수 없는 것입니다.
물건이나 돈으로 잘해주지는 못해도 공감해주고 시간을 보내주고 같이 눈물 흘려주는 compassion의 자세로 다가가면, 우리는 사람의 마음을 얻고 변화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2023년도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올 한해 마음을 나누지 못해 거리가 멀어진 사람이 있다면, 찾아가 시간과 마음과 공간을 함께 나눔으로, 관계가 회복되고 서로를 아끼는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들을 가지시는 저와 여러분들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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