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칼럼] Change makers

주전담백 主前淡白 2018. 12. 13. 19:03





전북 전주에 가면 거두리라고 불렸던 이보한(1872~1931)이란 분이 계십니다. 양반가의 장남으로 태어났으나 어머니의 신분 때문에 서자 취급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그의 인생이 바뀐 것은 1892년 미국에서 온 테이트 선교사가 전해준 복음 때문이었습니다. 선교사들로부터 영어와 학문을 배운 이보한은 3.1만세운동 때 경찰에게 잡혀 취조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 때 경찰이 주모자가 누구냐고 물었더니 하나님이라고 하고, 그 주모자 하나님의 집이 어디냐고 묻자 구만리장천(九萬里長天)이 모두 하나님의 집이지라고 대답해 미친놈 취급을 받고 풀려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의 별명이 거두리였던 이유는 찬송가 496거두리로다. 거두리로다를 부르며 전도하고 다녔기 때문입니다. 그의 전도 일화는 유명한데, 그가 친구의 부친으로 세도가인 어떤 진사에게 예배당에 나올 것을 수차례 권면하자 자네 체면을 봐서 다음주엔 나감세라고 말해놓고는 이웃 고을의 절로 휴양을 떠나버렸다고 합니다. 거두리가 절까지 찾아갔는데 진사가 이번주엔 눈이 너무 많이 쌓였으니 다음에 가겠다고 하자, 밤새 수십릿길의 눈을 쓸어놓았다고 합니다. 그는 세상을 바꾸는 방법이 환경이나 재능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열정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산 증인이라 하겠습니다.


마태복음 5장 산상보훈의 말씀 중에 무례하고 과도한 것을 요구하는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 것인지에 대한 예수님의 명령이 등장합니다. 오른 뺨을 때리면 왼뺨도 돌려대고, 속옷을 달라면 겉옷도 주고, 오리를 가자면 십리를 가라는 말씀은 그런 사람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환경이나 재능, 기회나 기다림보다 포기하지 않는 열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왜 마구간에서 태어나시고, 소년가장으로 고생하시다가,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것일까요? 그것은 우리를 변화시키기 위한 열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모든 것이 풍족한 이 시대에 가족, 친지, 이웃을 변화시키시려면 환경, 재능, 기회, 기다림 보다 이보한과 예수님처럼 포기하지 않는 열정이 필요함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무익한 종 박희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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