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칼럼] 무소식이 희소식이 되는 사이

주전담백 主前淡白 2021. 5. 21. 14:25

 

요즘 전자기기에는 인공지능(A.I.)기능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능은 말만 하면 알아서 문제를 해결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요즘은 말을 하지 않아도 상황에 맞게 알아서 대처하는 사물인터넷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까지 말로 지시하면 알아서 하는 인공지능 에어컨이 대세였다면, 이제는 알아서 켜지고 온도를 맞춰주는 에어컨이 나왔고, 가정 전자기기들도 복잡하게 기능을 익힐 필요가 없이 가정의 환경과 소비자의 요구를 한번 입력만 하면 알아서 작동하는 스마트홈 기능이 등장하고 있으며, 도로, 주위 차, 지형지물을 감지하여 대처하고 운행하는 자율주행 자동차도 한창 연구 중에 있습니다. 이렇게 알아서 해 주는 전자기기를 다룰 때 가장 큰 원칙은, 말이나 신호가 없으면 잘 작동되고 있음을 믿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사도행전 7장에는 스데반 집사가 유대인들 앞에서 설교한 내용이 나옵니다. 그런데 모세의 이야기를 하면서 사십년이 차매 천사가 그에게 나타났다.”(30)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요리를 하기 위해 물을 채울 때, 틀어놓고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지켜보다가 때가 되면 물을 멈추듯이, “40년이 찼다는 표현은 모세를 광야에 방치했다는 것이 아니라 면밀히 관찰하며 때를 기다렸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은 모세에게 침묵하신 것이 아니라, 말없이 열심히 일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모세가 사명을 맡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40년간 인도할 동안에는 끊임없이 나타나 모세와 대화했고, 시내산도 모세가 1~2번 올라간 것이 아니라, 8번을 올라간 것을 보면 하나님의 침묵은 방치가 아니라 일하심이란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무소식이 희소식”(No news is good news)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은 사이가 좋지 않거나 친하지 않은 사이에서는 쓰지 않습니다. 가까운 사이에서 서로 연락이 없어도 잘 지내고 있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관용구 인 것입니다. 하나님과 당신 사이는 말을 많이 해야만 믿는 사이인가요? 하나님과 당신 사이도 무소식은 방치가 아니라 하나님이 열심히 일하고 계시다는 희소식이란 사실을 믿으시길 바랍니다.

 

-무익한 종 박희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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