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칼럼] 애착과 집착

주전담백 主前淡白 2021. 9. 17. 13:19

 

욕금고종(欲擒姑縱)’이란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이 말은 손자병법에 삼십육계(三十六計) 16계로 잡고 싶으면 먼저 놓아줘라는 뜻입니다. 이 말의 유례는 한나라의 조광한이란 사람이 장안의 치안을 맡고 있었는데, 도둑이 관리와 결탁하여 근절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조광한은 부하들을 시켜서 조광한이 별 볼일 없는 사람이고, 도둑 잡는 일을 게을리 한다는 소문을 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도둑들은 이 소식을 듣게 되었고, 한나라 황제도 이 소식을 듣고 조광한을 질책하게 됩니다. 그런데 조광안은 도둑을 잡기 위한 계책이오니 조금만 기다리시라고 말했고, 도둑들이 방심한 틈을 타 장안의 도둑을 일망타진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말의 교훈은 세상은 내가 잡으려고 한다고 잡혀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려놓았을 때 나에게 다가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울은 사무엘에게 기름부음을 받아 왕이 되었습니다. 왕이 된 초기까지만 해도 왕위를 향한 사울의 마음은 [애착]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왕이 되는 것을 반대한 불량배들을 용서해 주었습니다.(삼상11:13) 그런데 왕이 되어 권세를 누린 뒤, 왕 위에 [집착]하게 되었고, 자신의 충신이었던 다윗을 죽이려다가 결국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패하고 자결하게 된 것입니다. 현대를 사는 우리들이 가장 범하기 쉬운 착오 중 하나가 애착과 집착입니다. 다른 의도 없이 순수하게 열정을 쏟는 것은 [애착]입니다. 그러나 욕심이 지나쳐서 놓으면 잃어버릴 것이라는 조바심에, 더욱 굳게 잡으려고 하는 것은 [집착]입니다. 애착과 집착의 경계는 바로 내려놓음입니다. 언제든지 내려놓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무언가를 하면 평생 애착으로 모든 일을 즐길 수 있지만, 내려놓지 못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순간 모든 즐거움은 집착이 되어 나와 주변사람들을 불행하게 하는 것입니다.

 

산은 오르는 것만이 목적이 아닙니다. 산행의 절반은 내려오는 것입니다. 내려오는 것을 대비하지 않는 사람은 산행의 끝이 즐겁지 못한 것입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만 집착에 빠지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현명한 사람은 얻기 전에 줄 줄 아는 사람입니다. 기업은 고객에게 기쁨을 주었을 때, 고객의 사랑을 얻을 수 있습니다. 완전히 얻으려면 먼저 주어야 합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으려면 먼저 내 마음을 주어야 합니다. 주먹을 꽉 쥐고 놓지 않으면 결코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없습니다. 애착이 집착이 되지 않도록, 항상 내려놓음을 생각하고, 먼저 내려놓을 줄 아는 현명한 그리스도인이 되시길 바랍니다.

 

-무익한 종 박희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