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선지동산-9] 깨어지고, 깨어지고......

주전담백 主前淡白 2005. 5. 10. 15:00

 

 

 

4월 신대원 M.T.사진 (1학년/신대원 뒷산)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가족보다 더 가까운 여러분께 문안 올립니다. 모두들 건강하셨죠?

 거의 한달만에 글 남기는 것 같네요. 왜냐구요? 한달사이에 제게는 엄청난 변화들이 있었거든요^^ 그 변화들을 감당하랴, 변화 때문에 교회사역과 학교공부에 소홀하지 않기 위해 그간 하던 홈페이지 관리나 영어공부를 잠시 쉴 수 밖에 없었습니다.

 4월을 무슨달이라고 하던가요? 잔인한 달은 6월이라 하던가요? 그런데 전 4월에 단맛도 봤지만 쓴맛도 많이 봤답니다. 4월에 중요한 시험을 많이 쳤어요. 신약종합시험, 신조교의학 중간고사, 헬라 히브리어 단어시험 등 많은 시험을 쳤습니다. 하지만 알고도 당하는 심정처럼 시간이 없어 무기력하게 시험을 못치는 상황을 맞이 하고 말았습니다. 교회사역과 개인적인 일로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준비되지 못한 채로 시험을 치고, 또 치고, 오늘도 헬라어 강독 중간고사를 그런식으로 쳤답니다. 어떻습니까 여러분! 정직과 성실을 좌우명으로 삼는 제게서 이런 나태한 모습이 있다는게...... 저도 이 일로 자괴감을 느끼고 또 느끼고, 깨어지고 또 깨어지고 있답니다. 

 그리고 영적인 싸움도 어찌나 치열한지요. 기대와는 멀게 느껴지는 교수님들과 많은 실망을 주는 신대원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을 판단하게 되었고 이런 마음이 마음에 뿌리를 내리고 잎을 내어서 저를 힘들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 교수님은 왜 저러실까?" "신대원 생이 저래서야 되나?" 모두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말들이 저의 생각을 흩어 놓고 있고, 감사와 은혜보다 비판과 야단이 더 가깝게 느껴지던 4월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그래서 지금도 그러하냐구요? 아닙니다^^ 그때 그때 깨달음을 주시는 주님의 은혜로 조금씩 조금씩 승리해 나가고 있습니다. 대학 1학년 때 나의 비판적 성향을 무너뜨리셨던 주님께서, 이번 대학원 1학년때는 교만의 마음을 무너뜨리시는 것 같아, 아프지만 기쁘게 감당하고 있습니다. 그간 내 노력으로  안되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고 언제나 남들보다 조금 앞서간다 생각했기 때문에 교만했던 마음이, 알면서도 당하는 상황 속에서 진실로 주님을 의지하지 않는다면 실패할 수 밖에 없겠구나 라고 하는 마음으로 돌아서고 있답니다. 남들의 잘못을 비판하는 성향 또한, 고치시려는지, 남을 비판하면 비판할 수록 너만 힘들어 진다는 것과 너도 별 수 없는 인간이고 죄많은 인생이라는 것을 주님이 보여주시고 있음을 감사합니다.

 잔인한 4월을 보내고 5월도 1/3이 지나갔네요. 이제 어느정도 평정심도 찾았고, 실수하고 못해도, 이게 내 모습이라는 안정감도 찾았으며, 사람들의 실수와 부족함에도 나를 돌아보며 웃을 수 있는 여유도 찾았답니다. 가장 큰 수확은 나의 부족을 그져 버려두시지 않으시고, 아프지만 고치시려 기회를 주시고 매를 들어 주시는 주님이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는 것을 느낀 점입니다.

언제나 맑을 순 없잖아요^^ 흐림을 통해 더욱더 찬란한 날을 주실 주님을 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