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로 ‘콘비비오’(Convivio)라는 말이 있습니다. 본래 뜻은 ‘함께 마신다’ ‘함께 먹다’ 의미인데 우리 말로는 “향연”으로 번역 됩니다. 이탈리아에는 ‘콘비비오’라는 말이 들어간 식당들이 많이 있는데 “가까운 이들과 함께 모이는 소박하고 정겨운 음식을 나누는 식당”이라는 의미에서 이 말을 쓴다고 합니다. 콘비비오에 가장 알맞은 곳이 바로 교회입니다. 교회는 소박하지만 정성이 가득한 음식을 차려놓고, 불평하는 사람 없이 하나님께 감사하고 즐겁게 음식을 나누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 콘비비오를 항상 실천해야 하지만, 특별히 기억하고 강조해야 할 때가 있는데, 바로 성탄의 달, 12월입니다.
마태복음 19:16에 “어떤 사람이 주께 와서 이르되 선생님이여 내가 무슨 선한 일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 말씀은 율법을 잘 지킨 부자청년이 영생을 얻고 싶어 예수님께 찾아 왔습니다. 그런 이 청년에게 예수님은 “재물을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주고 나를 쫓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율법을 다 지키고, 선행과 구제를 열심히 한 청년이지만, 재물을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주라는 말씀 앞에 근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청년에게 있어서 선행과 구제는 자신이 정해 놓은 기준 안에서만 행하는 것이지, 자신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재물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의 모습이 이 부자청년과 같지 않나 생각됩니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가난한 사람,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름대로 도움을 주고는 있지만, 내가 정한 기준에서 베풀고 있었다면 우리들도 “나를 따르라”는 명령 앞에 머뭇거린 부자청년과 같습니다. 올 한해를 살면서 내가 힘들고 어렵다는 핑계로 나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외면하고 살지는 않았는지 자신을 돌아보는 달이 성탄의 달, 12월입니다. 예수님은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주면 하늘에서 보화가 있을 것이라고 약속 하셨습니다.(마9:21) 이 말씀을 믿는다면, 내 기준을 주님께 맞추어서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내 것을 나눠 콘비비오를 실천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 하나님은 이 땅에서도 채워주시고, 하늘에서도 보화를 주실 것입니다.
-무익한 종 박희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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