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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광하인-6] 인생의 하반기, 그리고 유학

주전담백 主前淡白 2011. 12. 4. 15:43

 

 

 

1. 유학의 길
 그동안 잘 지내셨죠? 7월에 우여곡절 끝에 목사안수를  받은 박희재 목사입니다. 목사 안수 후 있었던 일에 대해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목사안수를 받은 후, 그 다음 목표는 유학이었습니다. 원래는 교회에서 2012년 7월에 유학을 가도록 허락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7년간 혜광교회에서 사역하면서 힘들기도 하고, 지치기도 하고, 7월에 사역자를 구하기도 힘들것 같아서 목사님께 올 연말까지만 사역하고 유학갔으면 한다고 부탁을 드렸고, 목사님께서 허락을 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기도하면서 알아보는 중에 처음 인연이 다은 곳은 LA에 있는 Talbot School of Theology이었습니다. 동생이 LA근교 Irvine에 살고 있는데 이번에 아이를 낳아 baby sitter가 필요한 차에 집사람이 아이를 봐 주는 조건으로 아파트를 구해 준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Irvine에서 40분 거리에 있는 Talbot을 두고 거기에서 유학하는 김영준 강도사와 통화를 했습니다. 그러나 LA 물가가 너무 비싸고  Talbot의 수준이나 학위 기간이 너무 맞지 않아 Talbot 행은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기도하던 차에 동기 목사님이신 우용민 목사님께서 Liberty seminary에서 유학하고 오신 것이 기억이 나서 우용민목사님의 도움으로 현재 유학 중인 목사님과 통화 한 후 미시건 테스트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10월 1일에 시험을 봤는데 PBT 환산 550점이 안되어서 바로 본과로 진학하는 것은 어렵게 되었고, ELI 과정으로 지원하여 i-20를 받아 11월 18일에 미국 대사관 유학 비자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2. 인터뷰 거절 사건
 여기까지 모든 과정은 순조로웠습니다. Liberty에서 3년 유학하고 샘물교회에 오신 대학선배 김상훈 목사님의 도움으로 Liberty 현지 목사님과 연결이 되어 구체적인 준비를 거의 마쳤습니다. 집도 구했고, 차도 구했고,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11월 18일날 얘기치 않은 사건이 발생되었습니다. 그것은 비자 신청이 거절당한 사건이었습니다.
 저희들은 교회 후원으로 가게 되었기 때문에 서류상으로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통장 잔고도 많이 있었구요. 그리고 인터뷰도 길게 묻지 않는다고 들어서 그렇게 어렵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서류를 대행해 준 여행사에서도 그렇게 말했구요. 그런데 영사를 잘못 만난 것이었습니다. 동양인 영사였는데, 처음 질문이 "Liberty 대학의 설립자가 누구냐? 졸업생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이 누구냐?"는 예상치 못한 질문을 했습니다. 그리고 목사인 것을 확인한 후 "타 종교에 구원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십자군 전쟁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Anti-Christian적인 질문을 쏟아 내었습니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 "영어공부를 왜 하려느냐?"고 질문을 해서, 교회에서 영어공부도 하고, 통역도 하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잠시 후 노란 종이에 두 부분을 체크하고는 비자를 거절해 버렸습니다. 그 순간 저희들은 너무 충격을 받아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항의나 질문도 없이 대사관을 빠져나왔습니다. 이미 후임 목사님이 정해졌고, 저희가 살던 집도 비워줘야 하고, 미국에 집 차도 이미 구입해 놓은 상태에서 너무나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일단 유학원에 문의해본 결과는 동반가족 수가 많았다는 점, 유학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는 점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동반가족이 많아도 경제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었고, 유학의 계획도 분명했었는데, 영사가 질문 없이 주관적으로 판단하고 거절을 했기에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죠. 그런데 곰곰히 기도하며 생각해 볼 때, 그 이유 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유학을 준비하면서 하나님께 얼마나 의뢰해 왔는가를 생각해 볼 때,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인간의 힘으로 다 준비 해도 내가 막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시려고 이렇게 비자를 거절하셨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와 저의 집사람은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선포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가정을 사랑하시고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계시며 꼭 유학을 보내 주시리란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설사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하나님의 영광된 결과가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유학갈 것이라고 믿었던 온 교인들도 저희 가정을 위해 기도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2차 인터뷰가 다음주에 잡힐줄 알았는데, 미국 추수감사연휴 때문에 10일 후에 인터뷰가 잡혔습니다. 그래서 괴로운 시간을 많이 보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절치부심 한 후 11월 28일(월) 오전 9시에 2차 인터뷰를 위해 미국 대사관으로 향했습니다. 처음에 인터뷰한 영사를 또 만날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다른 영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2차 인터뷰는 1차에서 거절당한 것을 만회할 확실한 증거를 제출해야 해서 교회의 도움으로 교회에서 재정을 지원하여 유학을 보내고 반드시 돌아와야 한다는 공증 문서를 만들어 갔습니다. 영사를 처음 만났을 때 아랍사람 같은 외모를 지닌 거구였습니다. 그리고 저희가족의 정보가 담긴 모니터를 보더니 한숨을 쉬었습니다. '이번에도 힘들겠구나'하는 걱정과 함께 집사람은 울먹였습니다. 그런데 전 영사와 다른 점은 질문을 했다는 점입니다. "재정은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그 질문이 떨어지기 무섭게 교회에서 모두 후원한다고 말하면서 공증문서를 보라고 했습니다. 공증문서를 본 영사는  표정이 달라지면서 "1차 인터뷰 때 이 문서를 보여주었냐?"고 물었습니다. "준비 못했었고, 설명 할 기회도 없었다."고 말하니까 저희 말에 이해를  표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코스명과 유학 계획을 설명하라고 해서 설명했더니 비자를 내어 주었습니다. 이를 통해 명백해 진 것이, 이번 사건이 우리를 훈련시키기 위한 하나님의 연단의 도구였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후 목사님, 장로님, 교인들, 지인들께 연락 하고 일주일 동안 열심히 짐을 싸고 유학 준비를 하고 오늘 교회 앞에 휴직 인사를 하고 모든 것을 마무리 했습니다.


3. 인생의 하반기
 저는 내년에 38세가 됩니다. 이제 인생 후반기의 시작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지요. 만약 인터뷰가 거절되고 7년 준비한 유학이 좌절 되었으면 저의 인생 후반기는 암울하게 출발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은혜로 깨달음을 얻고 희망차게 인생의 후반기를 시작하게 되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그동안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신 성도님들과 지인분들께 감사드리며 열심히 배우고 익혀서 혜광교회에 필요한 목회자, 겸손하고 성도를 사랑하는 목회자로 거듭나, 큰 그릇이 되어 돌아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