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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考] 영화 '곡성'과 신앙

주전담백 主前淡白 2016. 7. 9. 11:40


1. 기본 줄거리


 낯선 외지인(쿠니무라 준)이 나타난 후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 사건들로 마을이 발칵 뒤집힌다. 경찰은 집단 야생 버섯 중독으로 잠정적 결론을 내리지만 모든 사건의 원인이 그 외지인 때문이라는 소문과 의심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간다.
 경찰 ‘종구’(곽도원)는 현장을 목격했다는 여인 ‘무명’(천우희)을 만나면서 외지인에 대한 소문을 확신하기 시작한다. 딸 ‘효진’(김환희)이 피해자들과 비슷한 증상으로 아파오기 시작하자 다급해진 ‘종구’.  외지인을 찾아 난동을 부리고, 무속인 ‘일광’(황정민)을 불러들인다. 일광의 굿으로 딸이 죽으려 하자 굿을 중단시킨 종구는 외지인을 죽이러가게 되고 외지인은 쫓기다 결국 종구의 차에 치여 죽는다.
 외지인이 죽자 효진이 안정을 찾은 듯 했지만 이웃주민을 칼로 찌르게 되고, 종구는 일광을 찾아 나선다. 일광은 외지인이 귀신이 아니라 무명이 귀신이라고 말하여 현혹되지 말라고 하고, 무명은 외지인과 일광이 한패라고 하고 닭이 세 번 울기 전에 집에 가면 모든 식구가 죽는다고 말한다. 닭이 두 번 울었을 때 참지 못하고 집으로 간 종구는 딸 효진이 장모와 아내를 죽인 장면을 보며 오열하다 끝내 자신도 효진의 칼에 죽게 된다. 죽지 않은 체 악마가 되어있는 외지인은 자신을 찾아온 부제를 사진기로 찍게 되고, 뒤늦게 종구의 집에 돌아온 일광은 죽은 사람들의 사진을 찍어 돌아가게 된다.



2. 나눌 이야기-1 “곡성의 악인은 누구인가?”


 영화 곡성의 소제목은 “현혹되지 마라”이다. 그래서 영화가 시작된 후 끝까지 누가 범인인지에 대해 관객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다. 그런데 감독은 영화가 끝나도 “이 사람이 범인이다”라고 속 시원하게 결론을 내려 주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누가 범인이고 악인인가?
 나홍진 감독은 이 영화의 결말을 두 개로 만들었다고 한다. 첫 번째 결말은 외지인과 일광이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무명을 보고는 차가 뒤집혀 죽게 된다는 결말이었다. 이 결말을 보면 모두가 결론내리는 대로 외지인과 일광이 범인임에 드러난다. 그러나 나홍진 감독은 제작 관계자들과 상의한 후 극장에 상영한 결말로 마무리를 짓고 있다. 그러므로 감독의 의도된 결말은 외지인과 일광은 같은 신을 모시는 무당인데, 곡성 마을 사람들의 물건을 가져다가 주문을 걸고 가족을 살해하게 한 후 사진을 찍어 그들의 영혼을 자신이 모시는 신에게 바치는 것이다. 그리고 무명은 곡성의 수호신으로 그런 외지인과 일광을 막는다는 설정이다.
 그런데 열린 결말로 인해 한편에서는 이런 결말해석을 내 놓고 있다. 무명은 귀신인데, 그 무명을 잡기 위해 온 사람이 외지인이었고, 어쩌다 그를 돕게 된 사람이 일광이었다는 것이다. 그 증거로 외지인이 실질적으로 마을사람들에게 문제를 일으키는 장면이 없었고, 무명이 외지인이 귀신이라고 종구에게 말해 준 이후 종구는 무명에게 현혹되어 외지인을 의심하게 되고 죽이려고까지 했다는 것이다. 외지인이 마을사람들의 물건을 보관한 이유는 마을 사람들을 지키려 한 것이고 무명이 마을사람들의 소지품을 가진 것은 마을 사람들을 공격한 증거라는 것이다. 결정적인 것은 무명이 종구에게 닭 세 번 울기 전에 들어가지 말아야 다 산다고 했지만 이미 아내와 장모는 죽은 이후였기 때문에 무명이 수호신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주장들도 일어나고 있다.



3. 나눌 이야기-2 “곡성과 신앙”


 영화 곡성은 “그들이 놀라고 무서워하여 그 보는 것을 영으로 생각하는지라. 예수께서 이르시되 어찌하여 두려워하며 어찌하여 마음에 의심이 일어나느냐. 내 손과 발을 보고 나인 줄 알라 또 나를 만져 보라 영은 살과 뼈가 없으되 너희 보는 바와 같이 나는 있느니라”(눅24:37~39)로 시작을 한다. 이는 나홍진 감독이 기독교

인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 전체에 흐르는 메시지를 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예수님의 부활을 보고도 믿지 못하는 제자들에게 의심 때문에 보고도 믿지 못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즉 이 영화는 보는 대로 믿는 것이 아니라 믿는 대로 보는 현대인들의 의심에 현혹되는 문제를 꼬집고 있는 것이다. 마을에서 끔찍한 살인사건이 일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사건들이 외지인, 일광, 무명에 의해 일어났다는 명확한 사실적 증거들은 없다. 드러난 증거는 야생 버섯을 먹고 환각증상으로 일어난 사건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은 외지에서 온 일본인에게 모든 잘못을 뒤집어 씌우는 것이다. 어쩜 이 영화에서 가장 현명한 판단을 내린 사람은 종구가 찾아간 마을 신부님의 말 병원에 가서 의사의 도움을 받으세요가 현혹되지 않은 가장 현명한 생각일 것이다.


우리는 신앙생활을 할 때 사실이 아닌 것에 집착하며 마귀에게 현혹되어 의심한대로 믿어 문제를 자초하고 사람과 갈등하는 경우들이 많다. 우리는 오직 사실과 말씀에 기초하여 상황과 마귀의 현혹에 단호히 대처할 때, 무의미한 공포와 미움, 갈등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