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탈진, 그리고 포기
임용시험에 네번을 떨어지고, 사랑하는 사람과도 헤어지게 되면서 더이상 제게는 희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인생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고, 평택에 있는 친구에게 가서 숨어 지낼까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박성국 진해동부교회 부목사님의 강한 권면과 아버지의 권유에 신학의 길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내적 소명을 받은 적이 없는데 어떻게 신학을 한단 말인가?' 참으로 의아했었습니다. 그리고, 평소 이것 저것 하다가 안되니까 신학하는 사람들에 대해 부정적인 조소를 던지던 나로서는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고2때 구원을 확신을 얻던 여름수련회 순간이 생각났습니다. 그 때, 주님은 내 마음에 "나를 위해 일할 수 없겠니?"라고 말씀하신 것이 기억났습니다. 그 때 나는 분명히 "그럼요 주님! 앞으로는 주님을 위해 살겠어요"라고 강하게 응답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여러분들은 이 상황이 그런 의미가 아니다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저에게는 내적소명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외적소명은 목사님, 교회, 아버지, 너무나도 많은 사람이 추천하기 때문에 빠져나갈 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부끄러워 사람들에게 말하지 못하고 신학 준비에 대해 알아보고 조금씩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2. 산실 [지저스 입시학원]
나이가 30인 사람이 놀 수는 없어서 일자리를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학비도 벌겸해서 학교 기간제 교사로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원서를 넣어도 한곳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2월 말이 되고 말았습니다. 학원을 알아보기에는 시기가 많이 지난 것이지요. 그래도 학원을 알아보다가 마산 월영동에 [지저스 입시학원]이란 학원을 보게 되었습니다. 기독교 강사를 구한다는 말에 매력을 느껴 갔는데, 너무 작고허름한 것입니다. 그래서, 올라가다 말고 다시 내려와 다른 학원에 원서를 넣고 면접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보수가 안맞아 계속 안되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결국에 3월이 지나 버렸습니다. 그래서 다시 생활정보지를 보니, 분명 강사가 구해졌던 지저스 입시학원이 다시 구한다고 광고가 난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찾아가 면접을 하고 시강을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 후 그날부터 일하게 되었습니다.
이 학원에 저에게 어떻게 '산실'같은 역할을 했는가? 먼저 이 학원은 아이들을 가리켜서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전도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복음적으로 일할 수 있어서 무척 도움되었습니다. 둘째로, 원장님도 신앙심이 뛰어나시지만, 사모님이 전도사님이신데, 고신에서 느끼지 못하는 영적인 분위기를 그분을 통해 보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세째로 원장님의 투명한 경영과 인격적인 대우가 저의 마음을 감동시켜서 월급은 작았지만 더 창의적으로 일하게 된 것입니다. 네째로 같이 일하게 된 과학선생님이 알고 보니까, 과거에 신학대학을 중퇴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분을 통해 많은 정보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학원에서 열심히 일하고 남는 시간에는 마음 놓고 신학준비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정도면 '산실'이라할 수 있지 않을까요?
3. 신대원 입학시험
2004년 1년동안 신대원 시험을 위해 나름대로 준비했습니다. 영어, 성경, 논술이 시험 과목이었는데, 논술을 빼고는 자신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불안한 마음에 공부가 잘 안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하자는 생각 가운데서 나름대로 열심히 했습니다. 30년 살면서 성경 2번 밖에 읽지 못했는데, 1년동안 10번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성경을 노트 한권에 정리하기도 했고, 나름대로 정리하면서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영어도 잘 못했기 때문에 독해, 단어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래서 막상 12월 시험 날이 다가왔는데,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학원에도 시험 쳐 보고, 떨어지면 다시 일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말씀드리기도 했습니다.
신대원에 대학 후배가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시험 당일날에도 천안역까지 마중을 나오고 여러가지 안내를 해 주었습니다. 참으로 고마운 후배입니다. 시험을 치르고 나오면서도 마음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면접이라도 보고 내려갔으면 하는 마음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주님의 은혜로 1차 시험에 합격 했고, 2차 면접에서도 "등록금 준비하세요"라는 말에 합격을 실감했습니다. 4번이나 떨어지기만 해서 그런지 붙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내가 실력이 없거나 부족해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내 길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4. 성공과 새로운 인생의 길목에서
드디어 성공이라는 것을 해 보았습니다. 많은 것을 잃어버린 성공이라 왠지 씁슬하네요. 하지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깨달음을 얻고, 너무나도 희소성 높고 값어치 있는 길을 위해 희생했다는 생각에 너무 감사하기만 합니다.
앞으로도 막막하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결혼이란는 것도 해야 하고, 사역지도 구해야 하고, 등록금과 생활비도 벌어야 합니다. 신학교 입학만 했지, 신학이 뭔지도 교회 사역이 뭔지도 모르는 내가 과연 이런 일들을 할 수 있을 런지......두렵고 떨리기도 하지만, 주님이 밀어넣은 길이기 때문에 주님이 책임지실 것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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