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리 좋지 못했던 가정환경
저는 경남 진해, 꽃이 아름다운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30살이 되어 부천으로 전도사사역을 떠나기 전까지 살았던 정든 도시지요. 그곳에서 막걸리 공장에 다니시는 아버지와 서울에서 이모가 운영하던 양장점에서 일하다가 아버지에 반해 모든 것을 버리고 내려오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어요. 아버지의 벌이가 신통치 않았고, 하던 일도 금새 그만 두신터라 어머니는 저를 낳자 마자 일을 나서실 수 밖에 없었죠. 그래서 아버지는 [동방유량]이라는 회사의 경비원으로 취직하셨고, 어머니는 제 공부에 조금이 나 보템이 될까 생각하셔서 [일일공부]라는 학습지 배달을 시작하셨어요. 풍족하지 않은 가정환경과 아버지의 잦은 음주 덕분에 우리 집은 조용할 날이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몇번이고 집을 떠나시려 하셨지만 우리들이 눈에 밟혀 그럴 수 없으셨다더군요.
2. 골목대장 박희재
저는 먹성이 좋았던 탓에 초등학교 때는 반에서 키가 제일 컸었어요. 그래서 항상 맨 뒤에 앉는 것을 불평을 했죠. 그래서 어느 날 기도 하기를 '더이상 키가 안크게 해 주세요. 제발요'라고 했는데, 정말 중 2서 부터 키가 안크기 시작해서 보통 사람 정도의 키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맨날 개구장이 처럼 산으로 들로, 쓰레기장에서 고철 주워 팔고, 동내 형이랑 싸워 피멍들게 하고 지냈습니다. 공부는 상위권 끄트머리에 있긴 했고, 교회에도 기억나지 않는 시기부터 나갔지만 장난만 치고 여선생님들만 울리고 다녔죠^^
3. 행복 끝! 불행 시작~
이러던 저의 행복도 중학교 진학과 함께 끝을 맺었습니다. 그 가장 큰 원인은 세가지였습니다. 하나는 대나무 죽순 처럼 자라던 키가 성장을 멈추었다는 거죠. 청소년 시절의 덩치는 어른들이 지니는 사회적 리더쉽과 맞먹습니다. 그런데 덩치가 남들과 비슷해 지자 이제는 조용히 지내는 것이 상책인 시기가 온 거죠.
그리고, 두번째 원인은 교회다니는 것에 대한 핍박이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교회에서 상도 타 오고, 선물도 많이 받아 와서 학용품을 거의 사지 않아도 될 정도 였으니, 별 말이 없었는데, 중학교 들어서면서교회에 가는 횟수가 잦아지고, 공부에 대한 비중도 높아가자 아버지의 반대가 시작된 것입니다. 성경책을 찟고 태우는 것을 시작으로, 교회 가기 전에는 항상 사소한 것이라도 싸움거리가 되어 버려 마음을 상하게 만들었습니다. 수련회라도 한번 갔다 오면 그날 저녁은 팬티만 입고 대문 밖에서 밤을 지새야 했습니다. 그래서 중고등학교 시절, 저의 유일한 소망과 구호는 '대학가면 독립한다'였습니다.
세번째 원인은, 아버지께 물려받은 성격에 있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워낙 꼼꼼하신 분이시라 잘못된 것을 그냥 못넘어 가는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일일이 간섭하고 야단치는 일이 많았는데, 나쁜 시어머니를 욕하는 며느리가, 시어머니 닮는다고 그 성격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것입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잘못을 보면 지적하지 않고는 넘어가지를 못하는 성격이 되어 버렸고, 잘못한 일이긴 하지만 자꾸 잔소리 하는 저를, 친구들은 좋아할 리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에 저는 왕따 비슷한 사람이 되어 고독을 즐기며(?)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내야 했지요. 그래서 인지 저는 교회 생활과 교회 사람들을 더 많이 따르고 의지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나를 인정해 주고 칭찬해 주고, 격려해 주었기 때문이죠. 중고등학교 시절 칭찬과 격려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어머니와 교회 뿐이었습니다.
4. 불행의 종말. 희망의 씨앗
힘들고 지루하기만 했던 중학교 시절을 마치고 고등학교에 진학했습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기본적인 교회 일에 학교에서 활동하는 교회일이 겹쳐져서 아버지와의 갈등은 정말 종국으로 치닫는 듯 했습니다. 정말이지 둘중 하나가 죽어야 끝날 것 같았으니까요. 그런데 그 긴장과 갈등의 종말은 의외로 싱겁게 끝나버렀습니다.
고2 여름방학 때 [진해지역SFC]에서 주최한 '중고등부하기수련회'가 개최되었습니다. 그 때 고교연합총무를 맡고 있었기 때문에 집에 말도 없이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마음 속에는 집에 가서 있게 될 상황에 대한 불안의 덩쿨이 나를 혼란스럽게 했고, 힘든 수련회 기간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날 저녁경건회를 새벽 2시까지인가 한 적이 있었습니다. 강사목사님께서 설교하시고 찬양시키시고 설교하시고 찬양시키시고를 반복하셨던 것입니다. 그 때 저는 매우 진지했었고 그제서야 주님을 인격적으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그간 교회사람들의 칭찬과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으로 교회에 나갔던 나 자신을 반성하면서 진정으로 주님을 만나고 싶고 알고 싶고 주님을 위해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때 진지하게 주님을 초청했고 주님은 인격적으로 나와 함께 하시게 되었습니다. 지금에서야 말이지만 그때, 주님을 인격적으로 모시게 되었고, 말씀공부에 대한 사모함으로, 용돈 절반을 털어 '라이프 성경'을 구입했습니다.
집회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서, 정신은 돌아왔고 현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날 저녁은 쫓겨나지도 아버지랑 싸우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조용하게 넘어갔고, 그 후로 아버지랑 교회 가라 가지마라 하는 문제로 싸운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아마도 제가 주님을 인격적으로 영접하자 마귀가 손을 든 것 같습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그 후로 아버지는 아들이 그토록 따르는 예수가 누군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제주 '아세아 방송'을 근무 시간에 들으시고, 국민일보의 '역경의 열매'를 읽으시면서 기독교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덕분에 저는 그 어떤 시절보다 편안한 청소년 시기를 고3때 와서야 보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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