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소교리문답-25] 구원의 서정-2 "칭의"

주전담백 主前淡白 2017. 10. 7. 19:20

33문 "칭의는 무엇입니까?"

칭의는 하나님이 값없이 주시는 은혜의 행위로서, 우리 모든 죄를 용서해 주고, 우리를 하나님 앞에서 의롭게 여겨 받아 주는 것인데, 이는 오직 그리스도의 의를 우리의 것으로 계산해 주기 때문이며, 칭의는 믿음으로만 받습니다.

 

1. 마틴 루터와 “이신칭의”(以信稱義, justification by faith)

 

 중세 기독교의 구원관은 “행위구원”이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율법에다가 인간이 만든 규칙 등을 지켜야 구원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여기에 대해 의문을 품은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그 의문을 현실화 하여 성공한 첫 번째의 사람이 독일의 신부 마틴 루터였습니다. 루터는 22세까지 가톨릭 교회에서 자랐습니다. 그리고 법대를 그만두고 신부가 되어 율법과 선한 행위로 구원의 확신을 얻으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어거스틴의 책을 읽다가 깨달음을 얻었고, 로마서 1:17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 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라는 말씀을 통해, 죄 사함의 길은 율법이나 선행이 아니라 믿음으로 가능한 것임을 깨닫고 “이신칭의”(以信稱義, justification by faith)교리를 주장하게 된 것입니다.

 

2. 칭의(justification)

 

 칭의란 무엇일까요? 칭의의 사전적인 뜻은 ‘의롭다고 간주하다’입니다. 인간은 누구든지 죄인이므로(욥 9:2; 롬 3:10) 죄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고 죽음의 형벌을 면할 수 없습니다(롬 3:10, 23; 6:23). 그러나 하나님은 그리스도로 하여금 우리 죄인을 대신하여 죄값을 치르게 하셨고(롬 3:25) 또 그 피 공로를 믿는 모든 자들로 하여금 죄 없다고 선언하셨다(롬 3:24-26; 4:3). 이렇게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를 믿는 사람들에게 죄 없음을 선언하는 형사법적인 구원의 서정의 과정이 ‘칭의’인 것입니다. 칭의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펠라기우스파는 “도덕적 행위”로 보았고, 가톨릭교회는 “교리적 행위”로 보았습니다. 하지만 개신교회는 “은혜”로 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행위나 선행의 결과물이 아닌 오직 예수그리스도의 의의 전가를 통한 하나님의 형사법적인 선언이 칭의이기 때문에 우리는 오직 은혜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3. 복음과 믿음의 관계

 

그렇다면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고 할 때 이 복음을 고백하게 하는 믿음은 어떤 가치를 지닐까요? 물과 컵의 예화를 통해 간단히 설명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목이 마를 때 물을 마십니다. 그런데 컵이라는 도구에 담아 마시게 됩니다. 컵이라는 도구가 물을 마시는 것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본질적으로 갈증을 해결하는 것은 컵이 아닌 물입니다. 그러므로 물은 컵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귀중한 가치를 지니는 것입니다. 초대교회에서부터 복음을 받아들이고 고백하는 인간의 가치에 대한 논의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그리스도의 복음이 빠진 믿음은, 해나 달, 호랑이나 코끼리, 나무와 돌로 깍아 만든 타종교의 믿음과 다를 것이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나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라고 할 정도로 기독교의 믿음이 타종교의 믿음과 다른 가치를 지니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복음을 믿는 믿음 또한 성령을 통해 얻게 되기 때문입니다.(요14:26) 그러므로 칭의의 전과정, 복음과 믿음은 오직 은혜 밖에 말할 것이 없는 것입니다.

 

4. 이신칭의의 힘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의 리콜(자동차가 회사 책임으로 고장 났을 경우 무상으로 수리해 주는 제도)율을 비교해 보면 쌍용차가 100%, 르노삼성이 93%, 현대‧기아차 81%, 한국지엠 55% 순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통계는 자발적인 리콜이 아닌 정부 명령으로 인한 강제 리콜율입니다. 한국 자동차 회사는 만들기만 하지 책임지기를 싫어해서 큰 회사일수록 법적투쟁을 통해 회사가 책임지지 않고 소비자에게 책임을 떠넘겨 리콜을 피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계에서 리콜을 제일 많이 하는 자동차 회사가 있는데 일본의 “도요타”입니다. 그런데 도요타의 리콜은 자동차에 결함이 많아서 자주 리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만 결함이 있어도 회사 이미지를 위해 리콜을 하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도요타의 리콜은 법에 의한 강제리콜보다 자발적인 리콜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도요타가 세계 1위의 자동차 회사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리콜을 원천적으로 하지 않는 자동차 회사가 있는데 그곳은 바로 영국의 “롤스로이스”입니다. 한번은 롤스로이스차가 사막에서 고장이 났는데, 차주가 실수로 보험회사가 아닌 차량회사에 전화를 했는데, 롤스로이스는 정비팀을 보낸 것이 아니라 헬기로 같은 모델의 새로운 차를 보냈다고 합니다. 나중에 차주가 비용을 지불하려고 회사에 전화를 했더니 회사에서는 “롤스로이스는 고장이 나지 않습니다.”라고 했답니다. 다시 말하면 품질이 생명인 고급차가 회사 결함으로 고장이 났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 새로운 차를 주는 것 보다 더 큰 손해라는 판단에서 이런 보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만나고 의롭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뻐하게 됩니다. 그러나 변함없이 죄와 동거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고는 나의 ‘칭의에 리콜이 필요하지 않을까?’ ‘나는 정말 의로워 진 걸까?’ ‘나의 칭의는 나의 착각일 뿐일까?’ ‘역시 선행이 동반되어야만 진정한 칭의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의 죄를 동이 서에서 먼 것 같이 옮기셨다(시103:12)고 말씀하셨고, 우리는 리콜을 통해 고쳐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한 새 것이 되었다(고후5:17)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 말씀을 믿으시고, 자신의 행위에 집중하지 마시고, 이런 나를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 주시고 그분을 믿을 수 있는 믿음까지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집중하셔서, 루터처럼 칭의가 주는 자유함을 누리시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