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자필멸(惡子必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악인은 반드시 멸망해야 하고 의인은 반드시 복을 받아야 한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현실에서 이 기준은 잘못 적용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원자폭탄을 만들어 이미 패망직전이었던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뜨려 28만 명을 죽이고, 공산주의 팽창을 견제하려다가 세계를 냉전으로 빠뜨린 미국의 33대 대통령 트루먼을 악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죠. 이처럼 악인과 의인의 경계는 모호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악인입니까, 의인입니까?
앗수르의 수도 니느웨성에 임할 하나님의 심판을 경고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아 선지자 요나가 니느웨성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니느웨성 백성들의 회개로 인해 하나님이 벌을 내리지 않자 요나는 하나님께 화를 냅니다. 그런 요나에게 깨우칠 기회를 주시려고 하나님은 요나의 자리에 박넝쿨을 선물하였다가 거둬 가십니다. 이 때 요나는 하나님을 원망 하면서 “내가 성내어 죽기까지 할지라도 옳으니이다”라고까지 말하고야 맙니다. 이 장면에서 의인은 누구고 악인은 누구입니까? 회개한 니느웨 백성들이 의인이고, 하나님께 대항하는 요나가 악인이 아닙니까?
그리스도인은 완전히 의로운 존재가 아니라 칭의, 의롭다 여김을 받는 존재이고 예수그리스도의 뜻이 순종하지 않을 때 언제든지 우리는 악인과 같은 모습을 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의 악인들도 예수님의 은혜를 구하면 언제든지 의인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시고, 악자필멸이 아닌 악인도 은혜가 필요하다는 악자긴은(惡子緊恩)의 시각으로 악인을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그럴 때 우리 삶의 현장에는 평화가 임하게 될 것입니다.
-무익한 종 박희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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