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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새들백 교회 이야기

주전담백 主前淡白 2007. 6. 12. 15:31

 

 

1. 머리말 : 빌려서 다 읽은 후, 구입한 특이한 책


난 책을 잘 사지 않는다. 무슨 말인고 하니, 한번 읽고 다시 안 읽을 책은 사지를 않는다는 말이다. 경제사정이 그렇게 넉넉하지 못한대다 그 해박하신 법정스님의 방에 책 몇권 없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을 많이 사서 모아 자랑거리로 삼으려는 숨은 의도도 탐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정적인 이유는 요즘 출판되는 책들의 수준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특히 신앙서적이 더 그렇다. 좀 유명한 목사님이면 관례적으로 책을 한권씩은 다 낸다. 그리고,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낸 목사님이나 저술가는, 별 내용도 없는데, 책을 계속 출판하는 경우들을 많이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이 [새들백교회 이야기]는 나의 주관을 무너뜨린 책이다. 그 이유는 이 책이 앞에서 밝힌 내가 책을 잘 사지 않는 이유들과 반대되는 요소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로 이 책은 릭워랜 목사의 목회 노하우가 고스란히 녹아든 너무나도 알찬 책이다. 둘째로, 책을 출판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수준 이하의 책을 찍어낸 것이 아니라, 현장의 노하우가 찰때로 찬 상태에서 출판한 책이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그런데, 다 읽고 난 다음에 나는 도서관에 책을 반납한 즉시 서점으로 달려가 이 책을 샀다. 왜냐하면 이 책은 평생을 두고 읽고 또 읽어도 될 만큼 가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럼 지금부터 이 책이 가진 알찬 면들을 세가지 부분으로 나눠 소개해 보겠다.



2. 본문

1) 책의 큰 흐름  [목적] - [전략] - [동역]


이 책은 릭워렌 목사의 자서전 형태를 띄면서도, 새들백 교회가 개척되어 성장하는 과정을 아주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는 ‘교회개척 매뉴얼’과 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의 흐름은 새들백 교회를 개척하게된 과정을 서론에서 먼저 소개한 후, 교회의 목적, 전도, 군중 끌어들이기, 교회 세우기 순으로 내용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교회를 개척하고, 군중을 회중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아주 조직적이고 세밀하게 소개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의 흐름을 좀 더 간략하게 소개하면 나는, [목적], [전략], [동역]으로 구분하고 싶다.


 

2) [목적]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한다.


릭워렌 목사는 비전을 정의하기를 ‘현재의 변화를 파악하여 유익을 얻어내려는 노력’1)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비전을 이루기 위해, 릭워렌 목사는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의 새들백 밸리를 파악하고 또 파악했다. 그렇게 파악해서 얻어낸 결론이 바로 [목적]이었다.

릭워렌 목사는 침체된 교회를 일으키는 방법으로 목적을 정립할 것을 주문한다. 교회에 분명한 목적이 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이 교회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을 제시하여 교인들의 사명의식을 각성시켜 교회의 사기를 북돋고, 교회의 방향을 제시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아주 구체적으로 ‘성경의 가르침’, ‘4가지 질문에 대한 답’, ‘발견한 것 글로 옮길 것’, ‘결론을 한문장으로 요약하라.’ 등의 목적규정의 4단계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교회가 목적을 설정하고 운영해 갈 때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몇가지만 소개하면, 누군가 인도할 사람이 없으면 새로운 사역을 시작하지 말라는 것, 불평분자와는 교회 안건을 의논하지 말라는 것, 목회철학에 반대하는 사람은 등록 전에 찾아내라는 것, 그리고 책자, 깃발, 논설문, 소식지, 테잎, 노래 등의 여러 방법으로 목적을 상기시키되, 주제설교를 통해서도 목적을 계속 상기시키라고 주문하고 있다.

나 역시 목적 제시를 통해 부흥과 성공을 경험해 본 적이 있다. 지금 사역하는 교회에서도 ‘사랑많은 교사’ ‘기도하는 교사’ ‘전도하는 교사’라는 구체적인 표어를 제시했고, 아이들을 ‘민족복음화’와 ‘세계복음화’의 일꾼으로 만들자는 목표를 제시했으며, ‘평생 목양교사’라는 교사관을 심어 주었다. 그렇게 했더니 과거 수동적이었다고 하는 교사들도 능동적으로 바뀌었고,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으며, 평생 교사할 것이라는 생각에 현재의 자신의 모습이나 부족함으로 인해 조급해 하는 모습들도 사라졌다. 그래서 부임 전 35명이었는데 2005년 130명으로 부흥한 이후, 현재까지 100명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목적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릭워렌 목사 만의, 현장에서 실험해 본 결과물을 가지고 하는 말이라 더 관심이 가고 배우고 싶은 내용이란 생각이 들었다.


3) [전략]  교회성장 = 헌신 + 기술


릭워렌 목사는 교회성장은 헌신으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지혜로운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2) 그 지혜로운 기술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 책 곳곳에서 진술하고 있다.

먼저 [전도 방법]을 지역, 분포, 문화적 요소, 영적 요소를 고려해서 설정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리고, 교회 재정이 줄어들더라도, 절대로 전도와 광고의 재정을 줄이는 일반적인 교회의 현실을 지적하면서 재정은 교회의 목적을 보고 교인들이 낼 것이라 말하면서, 전도에 십원, 백원을 쓴다면, 십원, 백원짜리 결과만을 얻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전도된 군중을 교회에 정착시키는 방법도 여러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이름을 외울 것, 사람을 만져줄 것, 설교는 단순하고 재미있게, 예배는 불신자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되 불신자의 상황을 고려할 것, 카드를 쓰게 하려면 전체가 다 쓰게 할 것, 주차공간만큼 교회가 차게 된다는 것, 적절한 음악을 사용하라는 것, 이름표를 달려면 모두 달라는 것, 안내 테이블은 밖에 설치하라는 것 등이 있다.

  이런 내용들이 이 책을 돋보이게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뻔한 내용이나 검증되지 않은 괴변으로 우리의 눈과 시간을 낭비하게 하는 책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이렇게 검증된 내용을 자신감 있고,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는 것이 신빙성 있게 느껴지고, 적절한 검토를 거쳐 도입해도 무방한 전략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4) [동역]  함께 세워가는 교회


릭워렌 목사는 교회의 건강상태의 기준을 많은 교인에 두지 않고, 많은 교인을 파송하는데 두고 있다.3) 많은 교회 목회자들은 비 전문가들인 성도들에게 교회를 맡길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동역하는 것을 꺼리는 풍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릭워렌 목사는 단언하기를 ‘하나님은 불완전한 상황에서 불완전한 사람을 통해 일하신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목회자가 성도를 판단해서 세우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방법으로 훈련을 거친 자라고 한다면, 불완전해 보인다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쓰실 것을 기대하고 맡겨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릭워렌 목사는 군중과 회중을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다. 2007년 현재 새들백교회에는 3만명의 재적교인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매주 출석하교 교인으로 서약한 사람은 1만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회중, 교회의 멤버쉽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아주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증거인 것이다. 새들백교회는 군중이 회중으로 들어올 때, 반드시 [교인 서약]을 받는다고 한다. 주 내용은, 교회의 하나됨에 동참하고, 교회에 같은 책임감을 가지며, 교회를 성도를 사회를 섬기겠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해서 회중으로 들어오게 된 사람은, 우선 교인들과의 관계를 형성하게 하는 일에 교회가 집중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룹을 나눠 수련회나 여러 모임을 가지게 해서, 회중으로 들어온 성도가 자연스럽게 다른 성도들과 하나가 되게 한다고 릭워렌은 말하고 있다. 그리고, 회중이 된 성도에게는 큰 헌신을 자신있게 요구한다고 말한다. 이로 인해 시험 받을 것을 염려되기도 하지만, 교회가 목적이 있으면 반드시 그것을 수용하게 될 것이라고 릭워렌은 말한다. 그리고, 성도로 하여금 개인적인 영적성장의 습관을 형성시키는데도 주력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여러 사람과의 관계형성과 봉사도 좋지만 하나님 앞에서 단독자로 서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가르치려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한국 추천자는 옥한흠 목사이다. 아마도 옥목사가 이 책을 추천하게된 결정적인 계기가 이 평신도 사역자 양성에 있지 않나 생각된다. 평신도를 교회의 주인으로 만드는 것, 교회가 커질수록 교회를 작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 참으로 건강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바쁜 현대 생활과 삶의 질을 강조하는 현대 생활 속에서 평신도의 헌신을 이끌어 내기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건강하고 능동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평신도의 동참이 절실한 것 또한 사실이다. 그래서, 평신도를 동역자로 만드는 일에 나 또한 최선을 다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5) 흠잡을 것 없는 책이긴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서평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서평을 할 것인가에 대해 많이 망설였다. 왜냐하면, 이 책의 내용이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을 담은 것도 아니고, 구구절절히 옳은 이야기 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목회적으로 성공한 목사님이 쓴 것이라 뭐라고 비평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내용이라 생각되어서, 비평적으로 서평하기 보다는 그저 책에서 감명 받은 내용을 다시 정리, 소개하고, 그 내용에 대한 간단한 견해만을 다는 정도로 밖에 할 수 없었다.

그런데, 구지 흠을 찾아보자면, 첫째로 교회의 본질이나, 교회의 균형잡힌 사명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이다. 그런 언급 없이 교회를 성장시켜가게된 이야기와 노하우들만을 나열하다 보니, 릭워렌 목사님은 그렇지 않겠지만 자칫 이 책을 읽는 사람이 교회의 본질과 균형잡힌 사명에 대해서는 생각지 않고 방법만 모방하려는 폐단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둘째로, 불신자들이 주님께 쉽게 돌아오게 하는 것은 좋지만, 그들을 위해 예배 형식, 설교의 내용 등을 바꿈으로 말미암아, 예배가 하나님께 드려지는 것이 아니라, 불신자들을 설득시키는 자리 같이 되어버렸다는 인상을 받게 되었다. 오늘날 우리나라 대형교회들도 보면, 예배를 한편의 ‘버라이어티 쇼’를 진행하는 듯이 드린다는 지적들이 많다. 그러는 가운데서 불신자들과 일부 회중들은 은혜를 받을지 몰라도, 왠지 인위적인 분위기에 대해 어색해 할 수 있는 청중들과 예배를 준비하는 많은 스텝들은 바르게 예배 드리지 못한 체 그저 한 무대 치러내는 듯한 생각에 빠질 수 있지 않을까? 과거, [올네이션스 경배와 찬양]이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을 빌려 찬양집회를 할 때, 음향설비를 불신자 가게에서도 빌려 예배 중에 불신자들이 구석에서 담배를 피고, 잡담을 나누는 장면이 지적된 적이 있다. 물론 교회의 예배의 모습과 비교할 바는 아니겠지만, 이렇게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가 아닌 불신자의 마음을 돌이키기 위해 철저하게 계산되고 긴장을 늦출 수 없으며, 많은 사람이 하나님이 아닌 시설과 시간과 순서와 같은 다른 것에 집중해야 한다면 그 예배는 온전한 예배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3. 맺음말


누군가가 ‘한권의 좋은 책을 만나는 것은, 한명의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과 같다.’라고 한 말이 기억난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난 다음에 위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게 되었다. 4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긴 하지만, 연인의 만남의 시간이 지루하지 않듯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교수님의 방에 개인적으로 찾아가 대화를 나누는 것 처럼, 릭워렌 목사님의 사사를 받는 기분이다.

난 책을 읽으면서 요약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 책도 읽으며 요약을 하려고 했는데 요약할 부분이 없었다. 왜냐하면 책 전체의 내용 모두가 요점이었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 전부가 마음에 들어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실낙원(失樂園) Paradise Lost]을 쓴 존 밀턴(John Milton)은 책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했다. “한 권의 좋은 책은 위대한 정신의 귀중한 활력소이고, 삶을 초월하여 보존하려고 방부 처리하여 둔 보물이다.” 나는 이 [새들백교회 이야기]가 밀턴이 말한 그런 책이라고 생각된다. 요즘 만나기 힘든 보물 같은 책!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다 읽었는데도 불구하고 이 책을 서점에 가서 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보물 같은 책을 만나게 된 것에 대해 매우 감사하면서, 앞으로도 이런 책들을 많이 만났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