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칼럼] 동병상련(同病相憐)

주전담백 主前淡白 2019. 12. 27. 12:38




누가복음 17장에는 열명의 나병환자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나병환자들은 사마리아와 갈릴리 사이의 어느 곳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무리 속에는 유대인들이 상종하지 않는 사마리아사람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나병환자 공동체는 정상적일 때에는 상종도 하지 않는 유대인, 사마리아인, 이방인들이 함께 모여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며 살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이곳을 지나가신다는 소식을 듣고 그들 중 일부가 달려와 고쳐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들 모두는 고침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에 생겼습니다. 나병환자일 때에는 서로 위로하며 함께 지내던 사람들이, 병이 낫고 난 다음에는 서로 뿔뿔이 흩어지게 된 것입니다. 문제가 있을 때에는 서로 하나되어 위로하고 의지하던 사람들이, 오히려 문제가 해결되고 나니까 흩어져 버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런 상황은 우리 현실 속에서도 비일비재(非一非再)합니다. 어린 시절 가난할 때에는 함께 돕던 형제들이 출세하게 되면 나 몰라라 하는 상황, 연예시절에는 떨어지기 싫어하던 연인이 더 좋은 사람이 나타났을 때 과거의 연인을 버리는 상황, 개인적으로도 연약할 때에는 자신의 모든 것을 사랑하던 사람이 조금 성공하니까 자신의 외모, 성격, 환경에 대한 불만을 느끼는 상황 등이 이에 해당될 것입니다. , 성공, 인기는 얻었지만 사람을 잃어버린다면, 그 얻은 것들은 차라리 얻지 못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요?


우리가 그리워하는 시절은 대부분 힘들고 어려울 때입니다. 그 때가 그리운 이유가 무엇일까요? 힘들고 어려운 것이 그리운 것이 아니라 그 시절에 동병상련(同病相憐)의 마음으로 함께 해준 그 사람이 그리운 것이 아닐까요? 남자는 군대가 그리운 것이 아니라 함께 한 전우가 그리운 것이고, 여자는 출산이 그리운 것이 아니라 출산 후 조리를 함께한 조리원 동기엄마들이 그리운 것입니다. 이처럼 많은 것을 얻어도 사람을 잃으면 그 얻은 것은 빛을 잃게 되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무익한 종 박희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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