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칼럼] 우리도 아비가일 처럼

주전담백 主前淡白 2024. 6. 1. 10:49

 

영화 슈퍼맨의 크리스토퍼 리브는 1995년 낙마 사고로 척추를 다쳐 전신마비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그는 산소 호흡기를 통해 숨을 쉬고, 튜브로 음식물을 섭취했습니다. 아들의 사고 소식을 듣고 중환자실로 찾아온 어머니에게 그는 말했습니다. “이제 제 인생에서 남은 것은 없습니다. 그러니 내 몸에 부착된 모든 의료장비를 제거해 주세요.” 한참을 침묵하던 어머니는 아들의 말에 동의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아내 데이나가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아직도 제 남편입니다. 나는 지금 당신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요.” 크리스토퍼 리브는 아내의 말에 감동해 용기를 냈습니다. 그는 영화배우로서의 인생은 끝났지만 행복한 가장으로서의 삶은 남아있다고 믿었습니다. 지혜로운 아내의 격려가 '자살'을 결심한 남편에게 '살자'는 용기를 심어주었습니다. 최악의 상황은 극복 못할 어려움이 아니라, 옆에 위로자가 없는 것입니다.

 

사무엘상 25장에는 위기의 다윗의 모습이 나옵니다. 평소 다윗은 하나님 뜻에 순종하고, 왕에게 충성하며, 부하들을 끝까지 지키는 칭송받는 장군이었습니다. 그런데 도움요청을 거절한 나발의 도발 앞에 이성을 상실하고 나발과 그 집안의 남자들을 다 죽이려고 출발하였습니다. 만약 다윗이 나발과 그의 남자들을 다 죽였다면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을 때, 큰 걸림돌이 되고 말 것입니다. 이 때 이 위기를 극복하게 된 것은 다윗의 결단과 노력이 아니었습니다. 아비가일이라는 여인의 위로 덕분이었습니다. 나발의 도발에 다윗이 화가 났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아비가일은 나발이 잔치 하려고 준비 해 놓았던 음식들을 싸 들고 가서 다윗을 진정시켰고, 그 덕분이 다윗은 원망과 복수의 덫을 피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세상에 의로운 사람이 있을까요? 다윗이 의로웠지만 나발을 향해 분노를 표출할 때에는 다윗에게서 사울왕이 보였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누구에게나 의롭지 못한 모습이 드러나는 위기의 순간이 닥쳐 올 때가 있습니다. 그 때에 그 분노와 유혹을 진정시키고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바로 그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도 아비가일처럼 의롭지 못한 모습에 사로잡혀 죄악으로 달려가는 사람을 붙잡아 줍시다.

 

-무익한 종 박희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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